옛날에는 일요일에 늦잠을 자서 늦게 일어나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을 보고 영화를 권유받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TV를 잘 보지 않게 되면서 유튜브에도 영화 소개 영상이 많아졌고 그중 우연히 걸린 것을 골라 보게 됐다. 한 영화 요약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는데 거기서 드라마도 가끔 소개해 준다. <페이지 터너>라는 단편드라마를 소개받고 그 드라마를 보았다. 단편이라 그런지 좀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볼거리였다. 그리고 '페이지 터너'를 쓴 작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쓴 작가이기도 한 박혜련 작가의 작품 '너가 잠든 사이에'가 와쳐에 있어서 내 눈에 들어와서 보게 됐다.
드라마의 매 에피소드마다 소제목이 붙어 있는데 그 소제목은 모두 어디서 많이 들어본 유명한 영화의 제목을 따서 붙였다. 드라마 제목인 네가 잠든 사이도 미국 유명 영화 제목과 같다. 각 에피소드마다 붙은 소제목에 어울리는 사건이 전개된다. 충분히 미스터리지만 개연성 있고 훈훈한 배우들(배수지, 이종석, 정혜인)을 보는 재미가 있다. 수지 너무 귀여워정해인은 정말 잘생겼고, 이정석은 잘생기진 않았지만 연기를 잘해서 비율이 좋다.(웃음)
이상엽 배우는 악의 궁극, 검사 출신 변호사로 나쁜 사람들을 변호하면서도 자기 죗값을 치르고 싶다는 비아냥거림도 가진, 드라마 속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고의로 사고를 친 건 극단적으로 보였지만 나름대로 자신만의 (나쁘지만) 신념을 갖고 나쁜 짓을 저지르는 캐릭터로서 설득력이 있었다.
처음엔 꽤 흥미진진했지만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풀리는 양상이 비슷해지면서 점점 긴장이 떨어졌다. 초반에는 집중해서 봤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아무것도 안 하고 다른 걸 해도 될 정도였다. 어차피 사건은 해결되고 불행한 미래는 용기 있는 세 젊은이들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결과로 바뀌고 나비효과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나지만 결국 드라마 주인공인 세 사람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후반부로 갈수록 로맨스적인 면이 더 부각돼 키스를 하고 결혼하고 사랑하고 샤랄라가 행복한 것처럼 끝날 게 뻔하다. 불필요하게 긴 감정씬이나 애정씬은 금세 감기로 옮겨 버린다.
그래도 오랜만에 좋은 한국드라마를 봐서 기분이 좋아얼마전에 시도했던 몇몇 드라마는 도저히 볼 수 없어서 꺼버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1화부터 최종화까지 끝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 드라마 특유의 별로 불편하고 기분 나쁜 요소도 없었다.
현재 방영중인 <스타트업>도 박혜련 작가의 드라마인데, 그래서 역시 배수지 배우가 나오고 김원혜, 엄효섭 배우도 볼 수 있다. 나중에 완결해서 올라오면 봐야지!